서울에 있는 대학에서 학군단 내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지만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이 한 교실에서 수업을 듣는 일이 발생했습니다.
학생들 사이에 성범죄가 발생할 경우 즉시 분리조치 한다는 게 이 학교 교칙이지만, 한 학기가 지나는 동안 전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.
어찌 된 일인지, 권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.
[기자]
대학교 4학년인 이 여학생은 올해 2학기가 시작되면서 끔찍한 기억을 떠올려야 했습니다.
여름방학 때 자신을 성추행한 학군단 동기 남학생이 버젓이 교실에 앉아 있었기 때문입니다.
학과까지 같다 보니 무려 4개월 동안, 두 과목이나 한 공간에서 수업을 들어야 했습니다.
[학군단 성추행 피해자 / 대학교 4학년 : 저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힘들고. 그 친구를 볼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정도로 힘들었는데, 막상 그 친구는 제 앞에서 다른 친구들과 웃고.]
성범죄 신고가 들어오면 피해자와 가해자를 즉시 분리조치 하는 게 이 학교 교칙입니다.
이를 근거로 학교에 분리조치를 요구했지만 어쩐 일인지 즉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.
가해 남학생이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 메시지를 보냈다는 정황을 학교 측에 제출했는데도 소용없었습니다.
[A 씨 / 대학교 4학년 : 최근에 희망 병과를 적었는데 겹치는 병과가 있더라고요. 그러다 보니까 이게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을 때는 저는 (군인이라는) 제 꿈까지 포기할 생각까지 하고 있기 때문에.]
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하는 학교 차원의 회의도, 신고가 들어간 지 두 달이나 지나서야 이뤄졌습니다.
학교 스스로 교칙을 어긴 셈이지만, 학교 측은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만 되풀이합니다.
분리조치를 하더라도 대체할 수 있는 수업이 마땅치 않았다는 겁니다.
경찰 수사 결과로 혐의점이 충분히 밝혀지기 전까진 남학생의 수업권도 보장해야 한다며 가해 학생을 옹호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습니다.
[학생처 관계자 : 분반 수업이 없는 거예요. 그래서 저희가 신고인한테 얘기하기를 강의실이 이렇게 하나 있으면 앞문과 뒷문이 있고 지정 좌석제를 운용할 수밖에 없다. 센터 규정상 절차에 따라서 계속 조사도 하고.]
피해 학생은 결국, 경찰에 동기 남학생의 성추행 사실을 신고한 뒤 처벌이 이뤄지기만을 기다리는 상황.
최근 경찰은 A 씨의 학군단 동기인 20대 남성 B 씨를 강제추행 ... (중략)
YTN 권준수 (kjs819@ytn.co.kr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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